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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의 세계 - 일기예보는 모르는 내 앞의 날씨를 읽는 법

휴머니스트

트리스탄 굴리 (지은이), 서정아 (옮긴이)

202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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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하늘, 수풀, 길가 곳곳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날씨의 징후를 읽다
내 앞의 날씨를 알아채게 해주는
어느 산책자의 자연 탐구법


기상예보의 발전으로 우리는 며칠 후의 날씨를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기상예보에서 날씨는 언제나 전국적이고 광범위한 것으로 기술되는데, 이로 인해 현대인들은 날씨를 거대한 대기 현상으로 생각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그러나 날씨는 지역 전체를 덮는 담요 같은 것이 아니라, 경관에 따라서 역동적으로 변하는 것이다.
《날씨의 세계: 일기예보는 모르는 내 앞의 날씨를 읽는 법》은 우리 주변의 지극히 지역적인 날씨, 미기후(microclimate)에 주목해 평균 기온, 평균 강수량과 같은 수치가 알려줄 수 없는 ‘내 앞의 날씨’를 알아채게 해준다. 우리가 경험하는 날씨는 기상예보에서 다루는 범위보다 훨씬 좁고, 주변 지형이나 인공물과 상호작용하면서 만들어진다. 우리는 주변의 경관을 살핌으로써 다가올 날씨의 징후를 관찰할 수 있다. 하늘과 바람, 언덕과 거리, 동물과 식물, 이슬방울이 내보이는 단서들을 따라가다 보면, 기계는 이해할 수 없는 섬세하고도 경이로운 날씨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1. 아파트로 빼곡한 도시와
나무로 우거진 숲의 날씨는 왜 다를까

─일기예보는 커다란 땅덩어리에 골몰하지만,
우리는 더 섬세한 날씨를 경험한다


한때 일기예보는 지탄의 대상이었다. 19세기부터 시작되었지만 20세기 중반까지도 신뢰도는 바닥이었고, 1955년 영국 중앙기상관측소의 수석 기상예보관은 “24시간보다 먼 미래에 관한 일기예보는 정확도를 보장하기 어렵다”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70년이 흐른 오늘날에는 향후 열흘 동안의 날씨를 알리는 믿을 만한 일기예보를 몇 초 만에 찾아볼 수 있다. 통신이 신속해지고, 자료를 분석할 첨단 기기가 발전한 덕분이다. 넓은 범위의 날씨에 대한 예보관의 이해력은 놀라운 발전을 거듭했고, ‘대기후’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세계가 되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의도치 않은 결과가 뒤따랐다. 우리는 날씨를 몸소 경험하면서도 직접 날씨를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일기예보는 뛰어난 정확도로 우리를 놀라게 하고 여러 생명을 살리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언덕을 산책하거나 거리를 걸으면서 마주하는 날씨의 면모를 일러주지는 않는다. 우리가 경험하는 날씨는 좀 더 섬세하고 다양하다. 예컨대 작고 평평한 섬의 날씨는 크고 험한 이웃 섬의 날씨와 다르다. 우리가 스쳐 지나는 나무의 종에 따라 비의 느낌은 달라진다. 산등성이 너머로 한 걸음만 내딛어도 엄청난 기후 변화를 마주하게 되기도 한다. 이런 변화무쌍한 요소들은 기상예보를 방해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기상학자들은 풍속계나 온도계를 변화무쌍함과 동떨어진 높이에 설치하려 애를 쓴다. 그러나 우리가 실제로 경험하는 날씨는 우리의 눈높이에서 이루어지고, 이것이 우리가 경험하는 날씨의 세계, 즉 미기후다.
주변의 경관을 자세히 관찰한다면 우리는 우리 고장에서 날씨가 어떻게 변화할지 읽어낼 수 있다. 이 책은 마을과 도시, 숲과 언덕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날씨의 비밀을 드러내는 단서와 징후 들을 탐구한다. 징후 대부분은 우리가 생활하는 경관 속에 자리하고, 그중 상당수는 손에 닿을 듯 가까운 거리에 존재한다.

설령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기상학자 100명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컴퓨터 100대를 빌린다 해도, 다음 날 소나기가 쏟아질 정확한 위치를 집어내는 문제로 들어가면 그들 역시 고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나아가 그곳의 경관에 빠삭한 기상학자가 아니고서는, 결국 완패를 자인할 수밖에 없다. (…) 1865년에 향후 48시간의 날씨를 예보하는 일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것처럼, 오늘날에도 좁은 권역의 날씨를 예보하기란 그 땅을 알지 못하는 컴퓨터로는 불가능하다.
─1장 <두 세계>에서(17쪽)

컴퓨터는 오로지 광대한 땅덩이와 관련된 문제에만 골몰할 뿐, 우리가 동네 작은 언덕을 산책하는 동안 날씨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에는 구태여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해와 바람, 비, 기온, 시정은 짧은 산책 중에도 몇 번이든 급변할 수 있다. 우리에게 ‘날씨’는 줄곧 그런 의미였고, 같은 나무라도 이쪽이냐 저쪽이냐에 따라 날씨는 엄연히 달라진다.
─1장 <두 세계>에서(18쪽)

2. 하늘과 바람, 언덕과 거리,
식물과 동물에 숨어 있는 날씨의 징후

─여름 안개는 좋은 날씨를 불러온다
공기가 습할수록 구름 밑면의 고도는 낮아진다
주변에 널린 다양한 단서로부터 날씨를 읽어내기


이 책은 자연에서 관찰할 수 있는 수많은 요소를 예로 들며 그로부터 어떻게 날씨를 읽어낼 수 있는지 꼼꼼하게 알려준다. 가장 포괄적이고도 중요한 징후 중 하나는 구름이다. 이 책에서 분류하는바 구름은 크게 세 종류, 털구름, 층구름, 쌘구름으로 나뉜다. 털구름은 가장 높이 뜨는 구름으로, 얇은 털실 가닥을 뭉쳐놓은 듯 보인다. 구름의 고도가 높을수록 그 구름을 통해 예보할 수 있는 날씨의 기간이 길어지는데, 따라서 털구름은 날씨의 변화를 가장 일찌감치 경고하는 구름이다. 층구름은 평평하게 펼쳐진 구름으로, 대기가 안정하다는 증거다. 즉 한동안 날씨가 변하지 않으리라는 징후다. 쌘구름은 밑면이 판판하고 위로 뭉실뭉실한 윤곽을 띠는 키 큰 구름으로, 공기가 안정하지 않고 위로 상승하고 있음을 가리킨다. 기본이 되는 이 세 가지 패턴을 익혀두면 우리는 구름을 보고 간단한 일기예보를 할 수 있다.
지형도 중요한 요소다. 언덕처럼 지세가 볼록한 장소에 있다면 이곳의 차가운 공기는 골짜기 쪽으로 흘러내리기 마련이다. 언덕 꼭대기에는 비교적 따뜻한 공기가 남고, 골짜기에는 차가운 공기층이 더해진다. 경관도 고려해야 한다. 유사한 지형을 가진 장소라고 해도 숲이 우거지면 강우량이 증가하고, 바람은 차단된다. 도시의 건물 같은 인공적인 요소들도 날씨와 상호작용한다. 고층 건물의 평평하고 매끈한 벽에 부딪힌 바람은 아래쪽으로 휘어져 솟구치며 도시협곡 효과를 일으키고, 좁은 거리로 바람이 들어서면 풍속은 더욱 빨라진다. 도시의 아스팔트와 넓은 표면적을 자랑하는 건물들은 태양의 복사열을 더 많이 흡수하고, 도시의 열섬 현상을 일으킨다.
동물을 보고 날씨를 예보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날씨에 반응하는 방식을 관찰함으로써 날씨를 감각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도 있다. 숲에 사는 새들은 날씨가 맑고 건조할 때면 나무의 밑가지 부근에서 먹이를 찾다가, 날씨가 나빠질수록 윗가지 쪽으로 올라가는 경향을 보인다. 기온이 상승할수록 나비는 더 활발히 날아다니고 개미는 더 분주히 기어 다닌다.
그 외에도 이 책은 바람, 식물의 생장 상태, 우박과 안개 등 우리 주위에 널린 다양한 현상을 설명함으로써 우리가 날씨를 더 예민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의 안내를 따라 함께 감각을 벼려보자. 약간의 연습을 거치면 우리는 날씨의 세계에 온전히 초대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슬은 고요한 밤이라는 기상 조건과 관련이 있다. 바람이 많이 부는 밤에는 땅이 식을 가능성이 상당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바람은 지표면 근처의 공기를 휘젓는다. 한데 이슬이 맺히기 위해서는 땅과 가장 가까운 대기층이 열을 위로 방출할 수 있어야 할뿐더러, 이 차갑고 얇디얇은 층이 무엇에도 교란되지 않아야 한다.
─6장 <이슬과 서리>에서(125쪽)

나무들은 바람에 노출될수록 키가 상대적으로 작아진다. 해안이나 언덕마루에 가까워질수록 나무들의 키가 작아지는 이유다. 키가 유난히 큰 나무들은 언제나 내륙 깊숙이, 낮은 지대에 자리한다. 바람이 지나치게 차고 혹독한 고도에서는 나무들이 생존을 포기해버린다.

─14장 <나무들>에서(362쪽)

높이 나는 새는 불안정한 대기의 징후였다. 또한 사이먼은 새의 비행 고도를 일기예보에 적용하는 방법도 알고 있었다. 새의 비행 고도가 높을수록 폭풍우의 가능성도 커진다는 것이었다. 2005년에 요크셔에서 그는 유난히 높이 나는 새들을 발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력한 폭풍우가 들이닥쳤고, 순식간에 물이 불어나면서 심각한 홍수로 이어졌다.
─19장 <동물들>에서(478~479쪽)

3. 날씨와 우리의 연결을 되찾기

─날씨가 우리의 일부임을 새겨둔다면
우리는 더 충만한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이 책은 방대한 기상 현상을 톺아보며 날씨의 세계에 발을 들이고자 하는 이들을 친절하게 안내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면 날씨를 읽는 기술보다 더 중요한 사실을 배우게 된다. 하늘과 땅을 비롯한 경관이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이다. 언덕과 하천, 식물과 동물, 나무가 우거진 숲, 빌딩으로 가득 찬 도시 등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경관은 날씨를 만들어내고, 우리는 그 날씨 속에서 살아간다. 날씨는 우리의 내면을 환한 빛으로 채워주기도 하고, 움츠리게 만들기도 한다. 볕이 따뜻한 날 기분이 가볍게 떠오르고, 찬 바람이 불면 한기를 느끼고 집에 돌아갈 생각을 품는 것처럼 말이다.
날씨가 우리의 일부임을, 그리고 경관이 날씨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마음에 새겨둔다면 우리는 야외에서의 매 순간을 더 충만하게 보낼 수 있다. 아들과 함께 먼지버섯을 탐구하고, 친구와 함께 언덕땅을 탐험하다가 각자가 찾은 징후를 공유하며 즐기는 저자처럼 말이다. 동네 하천을 걸으면서, 고층 건물이 늘어선 시가지를 지나가면서, 한가한 교외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예민한 감각으로 날씨를 느껴보자. 몰랐던 경이로움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날씨는 우리의 내면세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겨울이 짧아지면 수백만 사람이 계절성 정서장애에 시달린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러한 정서장애의 발병률은 플로리다에 비해 알래스카에서 일곱 배가량 더 높다. 갑작스레 찬바람이 불면, 우리는 한기를 느끼고 집에 돌아갈 생각을 품게 된다. 이내 우리는 바람을 뚫고 걸음을 옮긴다. 한 소도시에서 시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바람이 약할 때는 보통 속도로 걷다가 풍력이 6에 도달하면 갑자기 보속을 높이는 경향을 보였다.
─22장 <우리의 날씨>에서(546쪽)

미기후는 경이로운 순간을 만들어낸다. 서늘한 골짜기에는 왜 그리도 포도밭이 많을까? 강물의 반사 효과로 포도덩굴에 햇빛이 두 배로 비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사실을 알아내고도 크나큰 기쁨을 느끼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우리의 턱밑에는 얼마나 많은 즐거움이 감춰져 있을까? 해변에서는 비가 소금기를 머금은 까닭에 무지개가 아주 조금 작아 보인다는 사실을 언젠가 우리는 알아차리게 될까? 해답은 질문만큼 중요하지 않다. 경이는 눈여겨보는 사람의 것이다.
─22장 <우리의 날씨>에서(5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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